“절망의 나락에 빠져 있었던
피해자 유가족입니다”

2회 다링안심캠페인 희망수기
안녕하세요 저는 가족으로부터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고 또 그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 보내고 절망의 나락에 빠져있었던 피해자 유가족입니다. 저희 집은 3년 전까지 3명의 식구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비록 아빠라는 자리는 없지만 엄마와 저 그리고 여동생이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면서 잘 살았습니다. 아빠가 10년 전에 엄마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산다고 나갔을 때 엄마가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 어린 나였지만 엄마에게 제가 든든한 아빠의 역할을 해주기 위해 대화도 많이 하면서 엄마를 도와드렸는데... 3년 전 엄마를 떠나 보내게 되는 상상할 수 조차 없었던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같이 살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빠의 존재만큼은 부정하지 않았는데 그런 아빠가 엄마가 가지고 있는 돈을 뺏기 위해 엄마를 살해하여 엄마는 저희들을 남겨둔 채 홀연히 하늘나라로 떠나셨습니다. 그 당시 저뿐만 아니라 제 동생, 그리고 친척, 이웃 분들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엄마를, 가족을 잃게 됐다는 사실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큰 충격과 아픔을 겪게 되었습니다.무엇보다 저와 동생은 이젠 엄마의 보살핌과 사랑을 받을 수 없고, 단 둘이서만 생활 해야 한다는 불안감에 매일 매일을 부둥켜안고 울었습니다. 아빠의 친척들은 엄마의 장례식장에도 아예 오지 않았고 친할머니 조차 우리를 멀리했고 이모들은 전부 시골에 계셨기 때문에 정말 세상 하늘 아래 동생과 나 둘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사건이 방송에 나오면서 학교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고 사람을 만나는 것이 무서워 동생과 나는 항상 집 안에서 함께 붙어 지내며 생활하였습니다.초등학교 4학년인 동생만 보면 눈물이 났고 엄마가 쓰던 물건들을 버리지도 못하고 상자에 담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너무 막막해 동생과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수면제를 사러 약국을 가는데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현관문을 열어보니 마치 엄마처럼 다정한 모습의 선생님이 제 이름을 부르면서 저를 꼭 안아주시고 집안으로 들어왔습니다.그분이 지금 제가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선생님이십니다. 처음엔 한 분 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세 명. 네 명의 자원봉사자 선생님들이 저희를 돌봐주셨습니다. 선생님들께서는 항상 엄마 같은 편안함과 친근함으로 대해주셨고 가사 도우미를 보내주셔서 청소, 세탁은 물론 반찬을 만들어 주시고 초등학생인 동생이 학원을 계속 다닐 수 있도록 학원강의 시간들을 체크 해주시면서 학교생활도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심리적-정신적으로 불안해하는 저희에게 심리치료, 상담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스마일센터로 데리고 다녀주셨고 덕분에 조금씩 회복이 되어 친구들을 만나고 학업을 하면서 차츰 원래의 일상생활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동생이 소풍을 가는 날 김밥 도시락을 준비해주시고 생일날 케이크를 사주시고 방학이면 여행도 함께 해주시고 경험하지 못했던 바다낚시도 하면 서 슬픔을 이기게 되었습니다. 엄마가 하늘나라에서 보내준 또 다른 엄마가 저희를 도와준 선생님들이십니다. 만약 이런 따뜻한 보살핌과 도움이 없었더라면 저와 동생은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고 비행 청소년이 되었을 거란 생각이 들고 증오하고 원망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비뚤게 보고 있을 것입니다. 일시적인 지원이 아닌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으로써 이제 저희는 어느 정도의 아픔을 잊고 또래 친구들처럼 생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주변의 따뜻한 도움으로 등록금과 생활비 걱정 없이 공부하게 되어 지금은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진로를 위해 고민 할 때마다 또 용기를 잃고 학 업을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딸처럼 보살펴주신 선생님들 덕분에 대학을 진학하게 되었고 제게는 또 다른 꿈이 생겼습니다.제가 힘들 때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 지금 이 자리에 서있게 될 수 있던 것처럼 저도 여러 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사회복지에 꿈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오늘 제가 있기까지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의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을 진학하면서 이모들이 계시는 대전으로 이사를 가기 위해 짐을 싸는데 장롱 깊이 넣어져 있었던 엄마의 일기를 보게 되었습니다. 일기장에는 엄마 혼잣말로 써져 있는 글귀가 있는데 “엄마가 우리 딸들에게 미안하구나 엄마, 아빠 잘못 만나 아빠 없이 크지만 엄마가 그 이상으로 행복하게 해줄게” 지금은 잘해준다는 엄마는 없지만 이제는 제가 이 말을 동생한테 해줍니다. “엄마 아빠 없어 미안해 언니가 더 잘해 줄게” .때로는 외롭고 꼭 한번만이라도 엄마를 다시 보고 싶지만 하늘나라에서 저희 자매를 늘 지켜보고 계실 엄마를 생각하면서 구김살 없이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저와 같은 피해자들을 위해 이제는 기업에서도 많은 관심과 후원을 해주고 계시다 보니 새로운 용기를 갖게 되며 저도 더 어려운 분들을 위해 희망의 불씨를 살리는데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제 우리 이웃들과 좋은 일을 하고 계시는 많은 분들이 모두 풍성한 결실의 가을이 되시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저도 우리사회를 위해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여 꼭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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